아시아의 자연
누리거나 극복하거나
아시아인들은 벼농사를 통해 끈끈한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며 안정적인 삶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풍부한 대나무를 활용해 집과 가구, 생활 도구를 만들며 자연이 준 재료를 지혜롭게 누렸습니다. 중국과 인도, 스리랑카의 향긋한 차(茶)는 오늘날 세계인에게 일상 속 휴식과 교류를 선사하는 아시아의 귀한 선물이
대만 농부 인형

벼농사는 물과의 싸움입니다. 비가 적게 오면 벼는 말라 시들고 반대로 비가 많이 오면 벼가 물에 잠겨 썩기 때문입니다. 대만 농부 인형은 종려조나무나 볏짚으로 만든 비옷 ‘사의(蓑衣)’를 입고 벼를 살리기 위해 논으로 나가는 농부의 모습입니다.
농부의 손에는 논바닥을 평평하게 고르는 고무래가 들려 있습니다. 물이 고르게 차올라 벼가 골고루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농부는 비 오는 날에도 쉼 없이 논바닥을 살피고 다독였습니다. 대만의 사의와 같은 비옷을 한국에서는 도롱이, 일본에서는 미노(蓑)라고 합니다.
스리랑카 찻잎 따는 여성

스리랑카는 중국, 인도와 함께 세계 3대 차(茶) 생산지로 꼽힙니다.
19세기 아편전쟁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어려워지자, 영국은 스리랑카의 서늘한 고산지대에 차나무를 옮겨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스리랑카의 기후는 차 재배에 최적이었고, 그 맛 또한 매우 부드러워 이곳의 차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스리랑카는 1972년까지 ‘실론(Ceylon)’이라는 국명을 사용했습니다. 오늘날 ‘실론 홍차’는 스리랑카 홍차를 의미합니다.
태국 뱀부댄스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는 대나무를 활용한 ‘뱀부 댄스’를 즐깁니다. 이는 대나무라는 자연의 축복을 유쾌한 유희로 승화시킨 결과입니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으며, 가볍고 튼튼할 뿐만
아니라 유연성과 탄성까지 뛰어납니다. 잎과 죽순은 식재료가 되고 마디는 그릇과 바구니, 부채 등 생활 전반의 도구가 되는 등 그야말로 버릴 것이 하나 없는 실용적인 자원입니다.
대나무는 아시아인의 삶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필리핀의 창조 신화에서는 인류가 대나무에서 태어났고 말레이시아의 창조 신화에서도 대나무숲이 주요 무대로 등장합니다.
베두인

베두인(Bedouin)은 기원전부터 수천 년간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사막을 누비며 혹독한 자연을 지혜롭게 이겨낸 사막의 원주민입니다. 베두인들은 뜨거운 태양과 모래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전신을 감싸는 토브(Thobe, 남성용)와 아바야(Abaya, 여성용)를 입었습니다. 헐렁한 옷차림은 내부의 공기 순환을 도와 체온을 낮춰주었습니다. 모래바람이 불면 머리 장식인 케피예(Keffiyeh)로 즉시 얼굴을 가려 호흡기를 보호했습니다.
검은 염소 털로 짠 천막 ‘베이트 알 샤르(Beit al-Sha’ar)’는 낮에는 뜨거운 열기를 흡수해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비가 오면 털조직이 팽창하여 천연 방수막이 되어주었습니다. 가뭄이 깊어지면 미련 없이 천막을 걷어 새로운 땅으로 향했던 그들의 유연한 삶은, 척박한 대지 위에서 수천 년을 버텨온 강인한 생명력의 원동력이었습니다.
